AGI는 올것인가? 1편 - 오래된 꿈과 두번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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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허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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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담고 있다.
첫 번째, 인류는 기계를 정복했다.
두 번째, 인류는 전기를 정복했다.
세 번째, 인류는 통신을 정복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네 번째.
인류는 과연 지능마저 정복할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지능을 확장하려는 꿈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1950년, 컴퓨팅의 개념이 이제 막 태동하던 시기. 앨런 튜링은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를 발표하며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오늘날 '튜링 테스트'라 불리는 사고실험을 제안했다.
6년 뒤인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 모인 젊은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단어를 세상에 처음으로 탄생시켰다. 그들은 기계가 인간처럼 언어를 사용하고, 개념을 형성하며,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당시 과학자들이 이토록 자신만만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1950년대, 인류는... 더 정확히는 미국과 소련은 정말이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보급될 준비를 마친 수많은 기술들이 민간으로 쏟아져 나왔고, 전후 복구와 함께 유례없는 경제 부흥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제트 여객기를 타고 대륙을 넘나들었고, 인류의 시선은 이미 대기권을 넘어 우주를 향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컴퓨터라는 역사상 전무한 장난감을 쥔 연구자들은 막대한 기대감과 함께 연구에 매진했다.
당시 이들이 택한 주된 접근법은 '기호주의(Symbolic AI)'였다. 기호주의란 무엇이냐? 인간의 지능이란 결국 '기호'를 논리적인 '규칙'에 따라 조작하는 연산 과정이라고 믿은 것이다.
초기 성과는 눈부셨다. 기계는 복잡한 대수학 문제를 풀고, 체스와 체커에서 인간을 이겼다. 1966년 개발된 최초의 챗봇 '엘리자(ELIZA)'는 정신과 의사처럼 환자의 말에 공감하는 듯한 대화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1968년의 인공지능 '슈어들루(SHRDLU)'는 모니터 속 가상의 블록들을 화면에 띄워놓고 "빨간 블록을 파란 블록 위에 올려놔" 같은 사람의 명령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명확한 규칙이 존재하는 통제된 '장난감 세계(Toy World)' 안에서 기계는 분명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장난감 상자를 벗어나 변수가 무한한 '현실 세계’(Real World)'로 나오는 순간 이 위대한 기계들은 멈춰서야 했다.
기계에게 체스 챔피언을 이기게 하는 논리적 연산은 쉬웠지만 사진 속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거나 사람의 말에 섞인 농담과 뉘앙스를 파악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어려운 것은 쉽고 쉬운 것은 어렵다는 이른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에 마주한것이다.
현실의 시각과 청각 데이터를 기호와 규칙만으로 처리하려 하자, 계산해야 할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고 그 시대의 하드웨어는 그 연산을 감당할수 없었다.
그렇게 한계에 갇힌 채 1970년대가 다가왔다. 오일쇼크와 함께 전 세계 경제에 한파가 들이닥치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던 정부와 투자자들은 연구자들을 차가운 검증대 위에 세웠다.
그리고 1973년, 그 유명한 '라이트힐 보고서'가 발표된다.
영국 과학연구위원회의 의뢰로 제임스 라이트힐 경이 작성한 이 보고서의 결론은 뼈아팠다.

"인공지능 연구가 약속했던 웅대한 목표 중 그 어느 것도 달성되지 않았다."
이 무자비한 사형 선고와 함께, 인공지능 연구를 향하던 천문학적인 지원금은 일순간에 끊겨버렸다. 길고 혹독한 첫 번째 '인공지능의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빠른 몰락만큼 반전도 빠르게 다가왔다. 기나긴 겨울 동안 인공지능 연구실은 얼어붙어 있었지만, 그 바깥세상에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이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작고 값싼 반도체 칩은 둔탁한 쇳덩이와 기어망으로 움직이던 공장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과거처럼 복잡한 전선을 일일이 연결해야 했던 아날로그 제어반은 소프트웨어로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로 대체되었다.
작업자의 손끝 감각에 의존하던 선반 기계는 컴퓨터가 수치를 제어하는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공작기계로 진화해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부품을 깎아냈고 산업용 제어 컴퓨터가 도입되며 공장의 생산 라인 전체를 실시간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제조업이 단순한 '기계화'를 넘어 완벽한 '자동화'의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러한 하드웨어의 눈부신 도약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수요를 낳았다. 고도로 정밀하고 복잡해진 공장 설비를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하고 최적화할 숙련된 인간 전문가의 '두뇌'가 너무나도 절실했다. '자동화된 근육'을 통제할 '지능'이 필요해진 것이다.
1970년대 인공지능은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과거처럼 모든 것을 다 아는 완벽한 지능을 만드는 대신에 의료 진단이나 법률, 화학 분석처럼 특정 전문 분야의 지식과 규칙을 기계에 잔뜩 입력해 실용적으로 써먹자는 현실적인 타협안이었다.
전문가 시스템의 원리는 단순명료했다. 과거처럼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범용 지능을 포기하는 대신,
특정 전문 분야의 지식을 수많은 IF-THEN(만약~ 라면 ~해라) 형태의 규칙으로 쪼개어 컴퓨터에 집어넣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도 성과는 확실해 보였다. 혈액 감염병을 진단해 처방을 내리는 의학용 AI '마이신(MYCIN)', 컴퓨터 부품의 불량을 찾아내고 조립을 최적화하여 기업에 매년 수천만 달러를 아껴준 '엑스콘(XCON)' 등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특정 영역의 전문가 수준 지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업들의 구미를 강하게 당겼다.
이 부활의 불씨에 거대한 기름을 부은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1980년대, 경제적 황금기를 맞이한 일본은 맹렬한 기세로 미국의 제조업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재팬 애즈 넘버원을 외치며 맨해튼의 록펠러 센터 등 미국의 상징적인 빌딩들을 싹쓸이하던 일본은, 1981년 이른바 '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국가 주도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인공지능이 탑재된 슈퍼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만들겠다는 선전포고였다.
경제에 이어 미래 기술 패권마저 일본에 빼앗길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 미국과 유럽은 발칵 뒤집혔다.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필두로 엄청난 자금이 다시 AI 연구로 쏟아져 들어왔고, 세계는 그야말로 역대급 인공지능 개발 경쟁의 용광로 속으로 빠져들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전문가 시스템을 도입했고, 두 번째 AI의 봄이 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
이 두 번째 봄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비극은 컴퓨터 시장의 격변에서부터 찾아왔다. 당시 전문가 시스템을 돌리기 위해서는 '리스프 머신(Lisp Machine)'이라 불리는 대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AI 전용 컴퓨터를 사야 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일반 개인용 PC의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했다. 싸고 범용적인 PC가 시장을 지배하자, 비싼 돈을 주고 AI 전용 하드웨어를 샀던 기업들은 순식간에 거대한 고철 덩어리를 안게 되었다.
조직과 사회의 저항도 거셌다. 기계에 지식을 주입하려면 의사, 엔지니어, 변호사 등 최고급 인력의 노하우를 추출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고 느낀 인간 전문가들은 지식 공유를 거부하거나 저항했다. 여기에 기존 기업 전산망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AI 시스템은 조직 내부 정치 속에서 외딴섬으로 고립되어 갔다.
설상가상으로 거시 경제의 톱니바퀴마저 악재로 맞물렸다.
1990년, 전 세계 AI 광풍을 주도하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던 일본의 자산 버블이 한순간에 붕괴했다. 돈줄이 말라버린 일본 정부의 '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폐기되었다. 미국 역시 냉전의 종식과 함께 미 국방부(DARPA)가 불확실한 AI 연구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고 실용적인 군사 기술로 눈을 돌렸다.
기술적 한계,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거시 경제의 붕괴, 사회적 저항이 동시에 몰아친거다. 막대한 돈을 잃고 쓰라린 배신감을 느낀 기업들과 정부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 자체를 금기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첫 번째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긴 수십 년의 혹독한 '두 번째 겨울' 속으로 매장되었다.
출처: 더불어민주당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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